글·기록
Writings & Archive
김현정이 직접 쓴 글과 책, 작업을 바라본 외부의 비평과 연구, 그리고 출판과 언론을 통해 남겨진 기록을 모았습니다. 한 작가의 작업이 어떻게 쓰이고, 해석되고, 사회에 기록되어 왔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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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술 (9)
Writings by the Artist
김현정이 직접 쓴 글과 책을 모았습니다. 작업에 대한 생각에서 동시대를 바라보는 시선, 학술적 연구와 집필의 기록까지 작가 자신의 언어로 남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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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평·연구 (13)
Criticism & Research
평론가와 연구자 등 다른 필자가 김현정과 작업을 바라보고 해석한 글을 모았습니다. 작품에 대한 미술사적·학술적·비평적 시선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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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수록 (46)
Publications & Features
김현정의 작업과 관련 자료가 외부 출판물에 수록된 기록입니다. 교과서와 단행본, 전시 도록 등 다양한 출판물을 통해 작업이 소개되고 기록된 과정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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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 (1531)
Press & Media
신문과 방송, 잡지, 온라인 미디어 등을 통해 소개된 김현정의 활동과 작업을 모았습니다. 전시와 작업, 협업, 인터뷰 등 주요 활동이 사회와 만난 기록입니다.
주요 QnA
작가에게 자주 묻는 질문과 답을 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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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숭녀의 옷은 속이 훤히 보인다. 그 까닭은 무엇인가?
속이 비치도록 표현하는 것은‘속이 훤히 들여다 보인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는 내숭에 대한 관객의 통찰을 유도하기위함이다.“여자이기 때문에” 라는 유교적 사상으로 우리의 삶 속에 아직 많이 남아 있어서자신의 고유한 욕구와 본래 모습을 감추어야하는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인물을 누드로 그린 데에는 인물이 자신을 치장하기 위해 입고 있는 장막과 같은 옷을 넘어인물의 담백한 본질을 보여준다는 것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 관객은 반투명의 한복을 지나 인물의 속을 들여다 볼 수 있는데,보일 듯 말 듯 한 인물의 실루엣은 인물의 본질에 대한 접근 가능성을 상징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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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마폭에 먹을 사용하는 이유는?
치마폭을 수묵담채로 그리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다. 여인의 넓은 치마폭 속은 우주와 같다.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그 속내를 알 수 없는 것이 여인의 치마폭이며,그로부터 무궁(無窮)함의 심상을 얻는다. 그런데 작업에 사용하는 먹(墨) 또한 우주의 무궁함을 품고 있다. 노자는 유와 무, 음과 양의 경계를 이루는 진상이 바로 먹의 검은색(玄)이라고 하며이 현(玄)은 우리의 인식계를 넘어서 있으며우리는 그로부터 우주의 오묘함을 맛볼 수 있다고 하였다. 이처럼 먹의 검은 색은 무궁하고도 신비한 미감을 가지고 있으니,우주를 닮은 여인의 치마폭을 담묵으로 표현하는 것은 자연스럽고도 당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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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제작 과정은 어떻게 되는가?
전통 기법과 콜라주를 함께 사용한다. 대체로 ① 촬영 및 밑그림 제작 → ② 채색 → ③ 콜라주의 3단계 과정을 거친다. 먼저 사진촬영은 2차례 진행된다.1차 촬영은 인체 실루엣을 그리기 위한 촬영이며,2차 촬영은 실루엣과 같은 자세를 하고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는다. 내숭이야기는 마치 종이인형 놀이를 하듯 인물 실루엣에 옷을 입히기 때문에2차례의 사진 촬영은 필수다. 사진 촬영을 마치면 촬영된 이미지를 초배지에다 밑그림으로 그린다. 스케치를 마치면 채색을 시작한다. 채색에선 인물은 담채(淡彩)로, 인물이 활용하는 사물은 진채(眞彩)로 표현한다. 마지막으로 수묵담채 또는 한지 콜라주를 통해 인물에 옷을 입힌다.<내숭>의 두드러진 표현상 특징은 바로 이 단계에서 나타난다. 사실 한복 저고리의 독특한 느낌을 실감나게 표현하고 싶었는데,고민 끝에 한지 콜라주를 떠올렸다. 한복 치마는 품이 넓어 찰랑거리는 느낌이 든다. 반면 저고리는 약간 작다 싶을 정도로 몸에 딱 맞게 맞춘다. 좀 더 빳빳한 느낌이다. 특히 어깨선의 느낌이 그렇다. 한지 콜라주는 이 같은 한복의 질감을 드러내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 내숭에서 콜라주는 한복의 효과적인 표현수단인 동시에,화면에 긴장감과 생기를 불어 넣는다. 또 형상과 색채에 따라 작품 전체의 이미지에 영향을 끼친다. 한지 콜라주의 독특한 기능은 인물의 수묵담채와 결합해 독특한 아름다움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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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작가가 대중과 끊임없이 소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작가는 사람들의 생각, 감정을 대신 표현하는 일종의 대변인이다. 예민한 촉각으로 일반 사람들이 무디게 느끼는 사안을예리하게 포착해 적절한 표현 방법으로 분명하게 표현한다. 결국 사람들이 무엇을 생각하고 느끼는지 알 수 없으면 제대로 표현할 수 없다. 아니, 작품 주제조차 선정할 수 없다. 그래서 대중과의 부단한 소통은 매우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많은 사람을 만나 그들의 서로 다른 이야기를 들으려고 한다. 헌데, 물리적인 한계가 존재한다. 그래서 디지털 기기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불특정 다수와 SNS(Social Network Service)로 소통하고 내 활동 모습도 SNS에 공개한다. 물론 SNS를 통한 소통에도 한계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NS를 통한 관찰 및 흐름 파악은 매우 효율적이고 유용한 방법이다. 또 대중과의 소통은 혼자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작가를 덜 외롭게 한다. 대중과 함께 작업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덜 지치고 자극도 받을 수 있다. 소통하는 작업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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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숭녀가 김현정 작가의 자화상인가?
내숭을 보여주려면 인물을 그려야 한다. 보다 자세하게 내숭을 관찰하려고 스스로 모델이 됐다. 어쩌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헌데, 작품 초기 나를 모델로 그려도 내숭녀가 내 모습은 아니었다. 그림에는 타인의 인격을 덧씌워서 그림 속 여인은 내 몸을 빌린 타인이었다. 어느 날 새벽 화실에서 내숭녀를 그리다 잠에 취해 몽롱한 상태에서 거울을 쳐다 봤다. 거울에는 화폭 여인의 외모뿐만 아니라마음까지도 닮은 한 여인이 나를 물끄러미 보고 있었다. 이런 경험은 사소하지만 중요한 전환점이었다. 화폭에서 ‘당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고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어정쩡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여인’이 바로 ‘나’ 자신이었다. 다른 사람으로 생각했던 화폭의 여인은 외양뿐만 아니라 내면까지 나를 쏙 빼닮았다. 이렇게 타자화 된 ‘나’의 모습에서 실제 ‘나’를 발견했을 때 더 몰입할 수 있었다. 비록 명확하게 내 모습이 어떤지는 잘 모르겠지만 솔직하고 당당하게현재 모습을 털어 놓으면 더 당당해지지 않을까. 결국 내숭 이야기는 솔직한 자기 고백이 담긴 내 이야기다. 그림 소재들은 대부분 내 일상 행동이나 습관이 반영이다. 내숭 이야기는 타인에서 출발했지만나를 되돌아보고 진솔하게 고백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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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숭녀에게 항상 한복을 입히는 이유는?
작품 모티브 중 하나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통념(通念)에 충격을 가한다는 것이다. 통념적인 시선, 평가는 개인의 개성을 매몰시키기도 한다. 때로는 통념의 평가가 실재와 다를 수 있어 오류가 생길 수도 있다. 적정한 수준에서 비판적인 시각이 필요하다. 여성이 커다란 치마를 입은 모습은 속 안을 들여다 볼 수 없어서내숭과 관련된 은폐, 복잡을 상징한다. 또 한복의 아름다움은 작품의 심미적인 측면을 강화해주기도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점은 한복과 휴대전화, 디지털 기기 등 현대적 소품이 묘하게 대비된다는 점이다. 이런 대비는 사람들에게 예상 밖의 상황으로 다가온다. 전통 의상과 현대의 일상이 공존하고 겉과 속이 다른 내숭은비상식, 아이러니를 형성해 파격적인 모습을 제시한다. 실제 내숭녀의 모습은 ‘이런 상황에선 이렇게 해야 한다.’는 통념에서 어긋난다. 한복을 입고 이어폰을 귀에 꽂은 채 자전거를 타는 모습이나 책상에 발을 올린 채태블릿 PC를 조작하는 모습은 통념과는 다른 이미지다. 다만 통념에 대한 충격이 거북할 정도는 아니다. 작품 <아차 我差 \/ Oops>는제목을 한자로 ‘나 아(我)’와 ‘모자랄 자(差)자’로 표기했다. 스스로 부족하다는 뜻이다. 명품가방에 커피가 쏟아질 때도 ‘아차’ 싶은 순간이며,천 원짜리 라면을 끓여 먹으며 몇 배나 더 비싼 커피를 마시는 상황도 ‘아차’ 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멈출 수는 없다. 그래서 내숭의 모습을 그대로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나는 자아 고백을 통해 통념적인 시선, 평가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 의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결국 자아는 자유로워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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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주제로 ‘내숭’을 골랐는데 그 이유는?
스무 살을 갓 넘겼을 때 나는 타인의 시선에 무척 민감했다. 대학에 진학한 뒤 갑작스럽게 많은 사람들을 접하던 시기였고 나에 대한 평가를 쉽게 내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나에 대한 평가는 좋을 때도 많았다. 하지만 때로는 여러 사람들의 입을 거치며나에 대한 평가가 이상하게 변질됐고 잘못된 내용이 내 귀까지 흘러왔다. 한 단면만 보고 이상하게 지레 재단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인간관계에서 큰 부담을 느꼈다. 사람들을 만나기가 두려워질 정도였다. 어딘가로 숨고 싶기만 했다. 물론 이런 상황은 내게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격이라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할까. 해법은 무엇일까. 마음을 다잡기 위해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또 앞으로 어떤 사람이 돼야 할지 자문(自問)했다. 허나, 혼란스러울 뿐이었다. 대신 나를 쉽게 평가하는 그들을 살펴봤다. 나를 쉽게 재단하는 그들도 별다르지 않았다. 그들도 나를 비난하는 것과 같은 상황에서 비슷한 잘못을 저지르고 있었다. 헌데, 과연 그들이 나쁜 의도로 나를 평가한것일까. 본래 악의가 없는 것이 아니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비난하는 이들을 싫어하는 것은 결국 그 안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기 때문은 아닐까. 작품의 모티브인 내숭은 여기에서 비롯됐다. 나를 포함해서 사람들의 표리부동한 모습을 희화화 하고 싶었다. 내숭의 사전적 의미는 ‘겉으로는 순해 보이나 속으로는 엉큼함’이다. 한국의 문화적인 특성상 내숭을 떠올리면 여성이 연상된다. 하지만 여성의 전유물은 아니다. 작품에선 단어의 정의부터 성별까지 모두 중립적이다. 내숭은 타인에게 인정 받으려면 보편적 욕구로 자신의 부족한 부분을 감추고좋은 모습을 보이려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흔한 ‘불일치’다. 인간의 본능이기도 하다. 결국 사회의 통념에 따라 한 개인이 자아의 정체성을 양보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내숭 이야기’를 그리며 ‘내숭’은 어느덧 심리학, 철학까지 아우르는 분석 대상으로 바뀌었다. 쉽게 말해 ‘내숭 이야기’에서 거론되는 ‘내숭’은보다 넓은 의미를 포괄하며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선과평가를 좋게 받기 위해 속마음과 다른 겉모습을 드러내 보이는 모든 태도를 뜻한다.